예금 4억 넘으면 세금 42% 떼간다…'금융종합과세 폭탄'

입력 2022-11-16 18:03   수정 2022-11-17 02:11

연봉이 2억원인 직장인 A씨는 최근 정기예금 재예치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시중은행 예금 금리가 연 5%대까지 오르면서 정기예금 이자소득만으로도 내년부터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져서다. 종합과세가 적용되면 A씨의 세율은 15.4%에서 최고 41.8%로 높아진다.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금융소득이 연 2000만원을 초과해 종합과세 대상이 되는 국민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연 2000만원 기준이 2013년 이후 고정돼 간접적 증세가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율 15.4%에서 최고 49.5%로 ‘껑충’
16일 국세청에 따르면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는 종합과세 기준이 2000만원으로 결정된 2013년 13만7558명(귀속분 기준)에서 2020년 17만8953명으로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연 0.5%이던 기준금리를 지난달 연 3.0%까지 단계적으로 올리면서 시중은행 금리도 덩달아 오른 만큼 2021년 이후 대상자는 더 가파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금융소득 종합과세는 개인별 금융소득(이자·배당소득)이 연 2000만원을 초과하면 금융소득을 다른 소득과 합산해 누진세율을 적용하는 제도다. 2000만원 이하 금액은 15.4%(지방소득세 포함)의 세율로 분리과세되지만 초과분은 다른 소득과 합산해 6.6~49.5%의 소득세율을 적용한다.

연봉이 2억원(과세표준 기준)인 사람이 연 3000만원의 금융소득을 벌었다면 2000만원은 15.4%의 세율로, 나머지 1000만원은 소득 2억원과 합산해 41.8%의 세율로 세금을 내야 한다. 초과분 1000만원에 붙는 세금은 418만원으로, 2000만원에 해당하는 세금 308만원보다 많다.
4억원만 예금해도 종합과세
금융소득 종합과세는 애초 고소득 금융소득자를 겨냥한 세금으로 고안됐다. 하지만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빠른 속도로 높이고, 이에 맞춰 은행 예금 금리가 연 2%대에서 연 5%까지 높아지면서 내년도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이 크게 늘어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20만 명을 넘어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예금 금리가 연 2% 수준인 상황에서는 10억원을 예금해야 2000만원의 이자가 발생해 종합과세가 시작된다. 하지만 연 5% 금리에서는 4억원만 예금해도 종합과세 대상이 된다. 6억원의 예금이 있으면 A씨처럼 이자로 3000만원을 벌어 726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물가 반영 못해 ‘사실상 증세’
물가 상승으로 국민의 전반적인 명목임금이 오르는 가운데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이 고정되면서 과세 대상이 구조적으로 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이 2000만원으로 결정된 2013년 이후 물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9.21로 2013년 1월 대비 17.8% 올랐다. 이를 과세기준에 반영한다면 약 2300만원까지는 분리과세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일정 금액 이하를 분리과세하는 것이 과도한 특혜라는 지적도 나온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기본 원칙에 따라 모든 금융소득을 종합과세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의견을 반영해 2019년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을 1000만원으로 낮추는 방안이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에서 제안됐으나 납세자 반발 등으로 무산됐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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